어른들을 위한 동화, 영화 미녀와 야수

독립적이고 지혜로운 여인, 미녀

디즈니의 다섯 번째 프린세스 벨, 벨은 디즈니의 다른 공주와는 다르게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여인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또한 그녀는 마을의 다른 처녀들과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있습니다. 이 동네 처녀들은 멋진 남자와의 결혼을 인생의 목표로 생각하는 반면 그녀는 그러한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영화 속 그녀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책을 들고 발랄하게 등장합니다. 책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 그녀는 이 마을의 책벌레라 불리는 여인입니다. 책을 통해 자신의 세상을 넓혀가는 똑똑하고 지혜로운 여인입니다. 그렇기에 마을의 영웅이라 불리는 힘세고 멋진 ‘개스톤’이라는 남자의 구애에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습니다. 또한 아버지(모리스)가 성에 피어 있는 장미꽃을 보고 벨에게 가져다주기 위해 이를 꺾어 야수의 성에 갇혔을 때도 벨은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아 용감하게 떠나고 아버지 대신 성에 갇히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성에서도 야수의 험악한 모습에 겁을 먹기는커녕 당당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자신의 운명 역시 주체적으로 선택해 야수로 변한 왕자와 사랑을 이루게 됩니다.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야수

호화찬란하게 성을 꾸미고 최고의 미녀들을 불러 파티를 즐기던 왕자가 장미를 가지고 비를 피하러 온 노파를 내쫓게 되고 노파는 요정으로 변해 왕자를 야수로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면에 있으므로 겉모습에 속지 말라고 말합니다. 야수가 된 왕자는 노파가 주고 간 장미 꽃잎이 다 떨어질 때까지 진정한 사랑을 해야만 이 저주에서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과 같이 식사할 것을 명령하던 야수가 자신의 저주가 풀릴 수 있는 마지막 날임에도 위험에 빠진 아버지에게 벨을 보내주는 장면은 야수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부분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자신보다 타인을 위하는 마음이 사랑이라면 말입니다. 또한 벨 역시 야수의 외로웠던 어린 시절을 알게 되고 야수에게 점점 마음을 열게 되며 야수를 사랑하게 됩니다. 오직 내면의 아름다움에만 집중하여 야수를 사랑하는 벨의 모습에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자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과 타인의 겉모습, 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는 듯한 현대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우리도 우리 안의 장미 꽃잎이 떨어지기 전에 기적을 만드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아름다운 영상미와 귀를 황홀하게 하는 음악 역시 이 영화를 강력히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영화 속 음악의 작곡자는 뮤지컬과 영화 음악을 작곡하여 아카데미 음악상을 8번이나 수상하신 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디즈니의 영원한 파트너라 불리는 분이십니다. 또한 이 작품의 주인공인 벨을 연기한 엠마 왓슨이 이 노래를 직접 불러 더욱 이 영화의 사운드를 아름답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벨이 살고 있는 중세 프랑스 마을부터 야수의 성까지 다양한 배경을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전자, 촛대 등 다양한 사물의 모습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져있습니다. 노란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공주와 춤을 추는 야수의 모습, 반짝반짝하는 조명의 조화는 이 장면을 단번에 잊을 수 없게 만듭니다. 아름다운 색감과 화려한 영상미가 애니메이션보다 더욱 매력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며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다만 원작을 실사화한 영화로 호불호가 갈리는 평들이 존재하고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도 호평과 비판이 있습니다. 원작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영화 미녀와 야수는 분명히 어른들을 위한 동화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모두가 제 모습으로 돌아와 행복하게 춤을 추는 해피엔딩은 어른도 아직 아이 같은 꿈을 꾸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듭니다. 아카데미 의상상, 미술상 후보에 오른 미녀와 야수의 영상과 희망을 꿈꾸는 듯한 음악을 들으며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