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팅힐에서 만난 소심한 남자와 유명한 여자
이혼남 윌리엄 태커는 영국 노팅힐에서 작은 여행 전문 서점을 운영하는 소심한 남자입니다. 늘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던 윌리엄, 그의 서점에 최정상 영화배우 안나 스캇이 방문하게 되면서 둘은 처음 만납니다. 오렌지 주스를 서점으로 돌아오던 윌리엄은 모퉁이에서 안나와 부딪혀 그녀에게 주스를 쏟게 됩니다. 윌리엄은 자신의 집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을 것을 제안합니다. 윌리엄의 집에서 묘한 기류가 흐르는 두 사람, 안나는 윌리엄에게 갑작스럽게 키스하고 윌리엄은 꿈을 꾸는 것 같은 현실에 놀랍니다. 며칠 뒤에 안나는 윌리엄을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을 초대합니다. 스태프들의 오해로 안나의 인터뷰 현장에 기자로 등장하게 되고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안나는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윌리엄은 안나를 여동생의 생일파티에 초대합니다. 생일파티에 온 안나는 여동생과 그의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파티 후 산책을 하며 둘은 더욱 가까워집니다.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 안나는 윌리엄을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로 데리고 올라가는 데, 호텔의 방에는 그녀의 남자친구의 갑작스러운 방문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황해하는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에게 룸서비스 지원 행세를 하며 돌아 나온 윌리엄은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주변의 위로에도 윌리엄은 이별을 슬퍼하며 지냅니다. 시간이 지난 후 안나의 무명시절 누드사진이 공개되어 상처를 받은 안나가 윌리엄을 찾아옵니다. 윌리엄은 안나에게 집에서 편히 지낼 수 있도록 하지만, 윌리엄의 친구의 말실수 때문에 다음날 윌리엄의 집으로 기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윌리엄을 오해한 안나는 화를 내며 떠나버립니다.
2. 그 남자와 그 여자
윌리엄 태커를 연기한 휴 그랜트는 영국의 유명한 배우입니다. 상류층 출신으로 학업에도 열심이었던 그는 연기 경력을 위해 학업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이후 퀴어 영화 '모리스'로 베니스 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꾸준히 연기했지만, 그리 인기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34살의 휴 그랜트는 영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에서 큰 흥행을 달성하며 국제적인 스타가 됩니다. 사랑에 서툴지만 담백하고 귀여운 남자를 연기하며 영국 순정남 이미지를 가지게 되기도 했습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어바웃 어 보이, 러브 액추얼리 등으로 더욱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안나 스캇을 연기한 줄리아 로버츠는 미국의 배우입니다. 90년대 초 로맨틱 코미디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리처드 기어의 상대역을 맡아 세계적인 톱스타가 되었습니다. 줄리아 로버츠의 시원한 미소는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아메리칸 스윗하트의 대명사이기도 합니다. 안나 스캇이 실제 존재한다면 줄리아 로버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3. 사랑을 꿈꾸다
안나와 윌리엄이 아이를 갖고 공원 의자에서 독서를 하며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마지막 장면을 최고의 장면으로 꼽고 싶습니다. 또 하나는 이 장면의 바로 전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오해 속에서 윌리엄은 안나와 자꾸 엇갈리게 됩니다. 안나가 영국을 떠나기 전 진행하는 기자회견에서 윌리엄은 마지막 용기를 내어 많은 기자들 사이에서 질문합니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윌리엄이 영국에는 얼마나 더 있을 거냐고 한 번 더 묻습니다. 안나는 indefinitely(영원히)라고 답합니다. 그리고 노팅힐의 메인 OST인 엘비스 코스텔로의 'She'가 흘러나오며 안나와 윌리엄의 얼굴이 교차됩니다. 자신의 불행이나 결점도 숨기지 않을 수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윌리엄의 따뜻함이 안나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보면 진부한 로맨스 코미디이지만, 달콤한 설렘을 주는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초콜릿이 다 아는 맛이지만 먹을 때마다 달콤한 것처럼 말입니다.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잘 어울리는 음악들이 사랑스러움을 더해주는 영화 노팅힐, 90년대 로멘틱 코미디 감성이 그리울 때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장 영국스러운 배우가 가장 영국스러운 연기를 했고, 줄리아 로버츠와 명품 조연들, 그리고 완벽한 OST로 완성되는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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